명왕성 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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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연주하는 사람, 음악을 만드는 사람. 이 모두를 상상하게 하는 노래가 있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델리스파이스가 그렇다. 델리스파이스적인 음악과 스타일을 철저하게 세뇌시켜놓고, 5년 만에 낸 앨범 7집 는 신선한 배신이다. 쉬는 동안 뭐든 비워내려고 했다는 이들의 말은, 이 앨범이 근거가 된다. 델리스파이스적인 것을 비워내려는 것이 엿보이기 때문. 1월 어느 날, 공연 ‘서울 도쿄 사운드 브릿지 vol. 3’을 앞두고 있는 델리스파이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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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말 연초에 어떻게 보냈나.
연말에 작은 공연 하나 하고, 연초에는 녹음했다. 알다시피 그동안 많이 쉬지 않았나. 앨범 작업을 몰아서 하는 게 힘들더라. 생활 음악인으로서 녹음을 늘 하고, 여유 있을 때 미리미리 하면 어떨까 싶어서 녹음을 하고 있다. 딱히 음반 발매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작업 결과물을 저장해놓고 있다 보면 앨범에 실을 수도 있지 않겠나.


Q 7집 앨범을 녹음할 때, 다 녹음을 해놓고, 싹 다 지우고 다시 녹음하는 작업을 반복했다고 들었다. 미리 하면 나중에 또 지워야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럴 수도 있다. 그래도 미리미리 조금씩 해두면 숙제하듯 나중에 (한꺼번에) 안 해도 되니까 하고 있다.


Q 새로운 앨범에 팬들의 반응이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지난 연말 공연 때 보니까, 예전 노래를 많이 부르겠다고 하자 호응이 좋았다. 그때 살짝 서운한 감도 내비쳤던 것 같은데.
예전 곡에 더 많은 기억과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에 선호하게 되는 건 대부분이 그런 것 같다. 나도 폴 매카트니가 지금까지 앨범을 새로 내지만 요즘 노래보다 예전 중고등학교 때 들었던 비틀즈의 노래, 그 시절의 음악이 더 와닿는다. 노래 자체가 기억 나는 게 아니라 그 시절이 떠오르기 때문에 예전 노래가 더 좋다고 여기겠지. 아마 시간이 많이 지나면 지금 우리의 노래에 더 많은 기억을 갖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새 노래를 더 좋아해주면 좋겠지만, 그건 듣는 사람들의 몫이니까. 뭐가 됐든 우리 노래 좋다고 하면 사실 크게 서운하지 않다.


Q 아까 잠깐 살짝 내비쳤듯, 공백기간이 꽤 길었다. 어떻게 보냈나.
책도 냈고, 각자 프로젝트로 솔로 활동을 했다. 금방 시간이 가더라. 돌이켜보면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다. 잠깐 쉬었다는 느낌 정도다. 숫자로 따져보면 되게 오래된 것 같은데 금방 지나갔다.


Q 지난 연말 공연에 갔었다. 공연 시작 전에 흘러나오는 노래 중에 밴드 켄트 음악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선곡을 직접 하나?
켄트는 공연장에서 알아서 틀어준 것 같고 직전에 나왔던 음악은 우리가 선곡한 거다. 선정 기준은… 관객들이 공연에 몰입할 수 있는 노래다. 왜 백화점에 가면 시간대마다 음악이 다르다고 하지 않나. 공연 시작 전까지 사람들의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한다. 공연의 애피타이저처럼, 너무 풀어지지도 않고, 긴장되지도 않는 음악으로.


Q 7집 앨범은 표지도 그렇고, 노래 제목도 ‘세 개의 태양’ ‘무지개는 없었다’ ‘별의 목소리’ 등 뭔가 우주적이다. 음악이나 가사, 메시지 등 앨범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이렇게 잡은 이유가 있나.
관심사다. 예전에는 날씨도 별로 괘념치 않아 했고, 1999년에는 세기말이라고 세상이 난리가 났었지만 크게 동요하지도 않았다. 여전히 밤에 술 마시며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했다. 근데 지금은 뉴스에 일본 방사능이나 환경에 관한 얘기만 나와도 어떻게 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된다.


Q 요즘 최대 관심사는 뭔가?
방사능?(웃음) 다음달에 일본 공연을 가기 때문에 다들 걱정하더라. 뭐, 정작 그 나라 사람들은 잘살고 있지 않나.


Q 일본에서 하는 공연은 어떤 건가.
교환 공연 같은 거다. 한국 인디밴드가 가서 일본 인디밴드와 합동 공연하고 2주 후에 한국에 와서 똑같이 하는 거다.


Q 일본 진출을 본격적으로 하는 건가?
일본에서 앨범을 내기는 하지만 한류처럼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건 아니다. 사실 3~4집 때까지만 해도 해마다 일본 공연을 했던 것 같은데 중간에 한일 관계가 냉각되면서 흐름이 끊겼다. 간만에 하는 일본 공연이라 어떨지 기대된다.


Q 드러머 서상준과 키보디스트 이요한은 객원 멤버다. 특히 서상준은 보드카레인의 멤버이기도 한데, 앞으로 활동이 걱정되기도 한다.
형님들이 쉬는 동안에 보드카레인 활동을 한 거고, 보드카레인이 쉬는 동안에 형님들이 활동했다. 운이 좋았다. 어쩌면 최대 수혜자다(웃음). 많은 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그것마저도 마음을 비우고 뜻대로 되겠지 생각한다. 활동이 겹치면? 그냥 집에서 쉬겠다(웃음). 아마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Q 홍대 인디밴드 1세대다. 지금은 십센치, 옥상달빛 등 인디밴드들이 대중적인 인기도 많이 얻고 있다. 격세지감 같은 거 느끼나.
예전에는 음반만 봐도 이건 인디 음반이구나 하는 냄새가 났다. 앨범 비주얼 자체가 그랬다. 지금은 음반 가게에 가서 봐도 그런 팀은 없다. 되게 고급스럽고 외국 음반 같다고 느껴지는 것도 있다. 맨땅에 헤딩하던 때보다는 훨씬 자리를 잘 잡았다는 느낌이다.


Q 김민규의 경우 스위트피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스위트피의 앨범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다.
(김민규) 예전에는 델리스파이스 활동만 해서 그런지, 델리스파이스 좋아하다 스위트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스위트피 음악 듣다가 델리스파이스 음악으로 오는 경우도 있더라.
(서상준) 스위트피가 델리스파이스 보컬이라는 말에 ‘진짜야?’ 되물으며 놀라는 사람도 있더라.


Q 스위트피 앨범을 낼 생각은 없나?
아직 계획이 없다. 이제 흡수해야지. 민주통합당처럼?(웃음)


Q 델리스파이스처럼 모던 록을 하는 가수들의 공연에서 스탠딩석에 있다 보면, 몸둘 바를 모르겠다. 박수를 쳐야 하나, 점프를 해야 하나 애매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웃음)
(윤준호) 한창 앨범 쉬지 않고 낼 때는, 팬들이 나름 학습이 돼 있더라. 가르치지 않아도 ‘종이비행기’ 부를 땐 종이비행기 접어서 날리고.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학습하는 건 덜 돼 있더라. 공연을 계속하면 패턴이 생길 거다. (서상준) 룰을 잡으면 용기 있게 하는 것 같긴 한데, 나도 공연을 보러 가면 심취해서 감상하고 싶다. 근데 그게 잘 안 된다. 눈치를 봐서 그런 것 같다. 온전히 음악에 심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규 형님이 늘 말씀하시듯 즐기려면 예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따라 부르는 게 기본인 것 같다. (윤준호) 적어도 맨 앞줄에서 보려면, 즐길 마음이 있는 분들이라면 예습은 해오셨으면 좋겠다(웃음).


Q 팬 연령층이나 성비는 어떤가?
(김민규) 어떤 팬이 통계자료를 보내준 게 있다. 70% 정도가 여성 팬이더라. 드물지만 10대도 있고. 20, 30대가 아무래도 제일 많다. 이번 앨범을 계기로 남자 팬들도 많아진 것 같다.


Q 예전 기사를 찾아보니 델리스파이스를 ‘갖은 양념 맛’이라고 표현한 게 있더라.
신인 시절에는 팀 이름 설명을 적절하고 멋있게 포장해야 하는 시기라 그렇게 설명했다. 그냥 어감이 좋아서 그렇게 지었다. 활동하다 보면 다른 어떤 의미가 생각나기도 하는 것 같다.


Q 지금의 델리스파이스는 어떤가.
델리스파이스는 델리스파이스다. 이제 오래됐으니까.


Q 2월에 앨범 작업을 하고 나면 이후 활동은 어떻게 되나?
딱히 앨범을 해야 되는 게 활동의 전부는 아니니까 공연이 됐든 또 다른 앨범이 됐든 뭔가 하지 않을까. 예전만큼 공백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출처: http://www.thesingle.co.kr/common/cms_view.asp?channel=451&subChannel=452&idx=5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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